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기업의 '착한 경영' 정도로 인식되던 ESG가 이제는 중소기업에도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한국 기업 생태계에 가져온 변화는 실로 혁명적으로, 나아가 중소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러한 가장 현실적인 이유는 ESG 경영이 글로벌 공급망 참여를 위한 '입장권'이 되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같은 국내 대기업들은 이미 협력사 평가에 ESG 기준을 포함하고 있어 이를 충족하지 못하는 중소기업들이 거래 대상에서 제외되는 상황이 빈번해지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의 공급망 실사법과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국제적 규제 강화 또한 한국 중소기업들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는 단순히 미래의 위험을 넘어 현재 진행형인 현실이다.

ESG 경영의 도입은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 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국내 ESG 채권 발행 규모가 2020년 59조 원에서 2023년 110조 원으로 거의 두 배 가까이 급증했으며, 금융기관들 역시 대출 심사 시 ESG 요소를 비중 있게 고려하기 시작했다. 이는 ESG 경영을 도입한 중소기업이 더 유리한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반대로 ESG를 외면하는 기업은 금융 접근성에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소비 패턴의 변화도 중소기업이 주목해야 할 대목으로,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윤리적 소비 문화는 기업의 ESG 활동을 구매 결정의 중요한 기준으로 만들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의 64%가 동일한 제품이라면 ESG 활동을 하는 기업의 제품을 선택하겠다고 답했다. 이러한 변화는 중소기업에 위기이자 기회다. ESG 경영을 통해 차별화된 상표 가치를 창출하고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ESG 경영은 이제 선택사항이을 넘어 기업의 생존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적 투자로 자리 잡았다. 초기 투자 부담이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며, 내부 경쟁력을 강화하여 불확실한 미래를 헤쳐 나가기 위한 나침반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중소기업에 ESG 경영은 이제 '해야 하나?' 고민할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시작할까?' 준비해야 할 과제가 되었다. 변화의 물결에 뒤처지기보다는 선제적으로 대응하여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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